"교사 본연 업무 집중" 교과 교사·비교과 직군 직무 분리·인력 재정립 청원“보건·상담·영양·사서, 면허기반 지원 직군 분리…OECD 선진국형 스탠다드 도입”
국가인권위 ‘학교 공무직과 동일·유사 업무’ 판단 교원기준 호봉·수당 적용 따른 예산 비효율 지적
[동아경제신문=유경석 기자]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의 교과 수업과 생활지도를 전담하는 교사와 보건·상담·영양·사서 등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교과 직군의 직무를 명확히 분리하고, 학교 인력 구조를 직무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해 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시작됐다.
1일 국회전자청원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등록된 ‘교과 교사와 비교과 전문직군의 직무 분리 및 학교 인력 체계 재정립 촉구에 관한 청원’은 공개 직후 학교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공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교육계 안팎의 주목을 받으며 본격적인 국민 동의 진행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청원은 오는 7월 1일까지 30일간 청원 동의를 접수하며, 기간 내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을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돼 정식 의안으로 심사된다.
청원인 박 모 씨는 청원 취지를 통해 “교과 수업을 전담하는 교사와 각자의 면허·자격을 기반으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교과 직군은 직무의 본질이 완전히 다르다”며 “G7을 포함한 OECD 선진국들처럼 학교 내 지원 영역을 별도의 전문직군으로 분리하여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청원서에 적시된 현행 학교 인력 체계의 문제점은 교사와 비교과 직군의 혼재로 인한 조직 운영의 모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통해 드러난 학교 공무직과의 업무 동일성, 대학 등 타 조직과의 인사행정 형평성 위배, 교원 기준 호봉·수당 적용에 따른 교육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 등이다.
청원인은 현대 조직 관리의 일반적인 원칙을 들어 현행 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학교 도서관 사서나 학내 영양사, 보건실 간호사에게 단지 대학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교수’ 타이틀을 주지 않듯,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이들을 모두 단일한 ‘교원’ 체계로 묶어 관리하는 것은 인사행정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원인은 국가인권위원회(차별시정위원회)가 학교 현장의 영양교사–영양사, 전문상담교사–전문상담사가 사실상 ‘동일·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한 선례를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비교과 직군이 교원 지위 여부와 상관없이 실질적으로 공무직군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직무 본질과 무관하게 교원 기준의 호봉과 수당 체계를 일괄 적용하는 구조는 국가 인력 운영의 형평성을 깨뜨리고 행정적·재정적 비효율을 초래하므로 해당 자원을 직접적인 학생 교육 환경 개선에 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청원인은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 정상화를 위한 3대 핵심 대안을 촉구했다.
첫째, 수업과 생활지도를 전담하는 교사 직군과 전문 서비스 지원 직군을 철저히 분리하여 교사가 본연의 영역인 수업과 학생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둘째, 보건·상담·영양·사서 등 지원 직군 역시 각자의 고유 업무에 대한 직무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교육 지원 기능의 독립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달라고 제시했다.
셋째, 직무 중심의 인력 체계 재정립을 통해 교원 기준 수당 및 호봉의 무분별한 지급을 막고, 낭비되는 교육 재정과 자원을 학생 중심의 교육 공공성 강화에 활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교 보건 및 돌봄, 급식, 상담 수요가 다변화됨에 따라 비교과 교사의 선발을 확대하고 이들의 처우 개선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교과 교사들을 중심으로 행정 업무 경감과 수업 집중권 확보를 위해 비교과 직군과의 명확한 선 긋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흘러나왔고, 예산 집행의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도 상존해 왔다.
단지 학교라는 공간에 함께 근무한다는 이유로 혼재되어 온 인력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대대적으로 수술하자는 민감한 교육 개혁 화두가 국회 청원으로 구체화된 만큼, 이번 청원이 교육계 내 격렬한 토론을 촉구하며 상임위 심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본 청원은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서 ‘동의진행 중’ 상태로 국민들의 찬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요건 충족 시 국회 교육위원회의 정밀 법안 심사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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