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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쏟아붓는 AI…"돈되는 영역 놓쳤다"

국회미래연구원 "하드웨어 편중 심각"…피지컬 AI·응용 생태계 전환없인 ‘반쪽 투자’

이은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4/21 [12:28]

10조 쏟아붓는 AI…"돈되는 영역 놓쳤다"

국회미래연구원 "하드웨어 편중 심각"…피지컬 AI·응용 생태계 전환없인 ‘반쪽 투자’

이은수 기자 | 입력 : 2026/04/2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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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자도 인프라 위주 ‘칸막이 집행’

스타트업·엑시트 시장 미성숙도 문제

반도체 투자 집중 한계…플랫폼 키워야

 

[동아경제신문=이은수 기자]  인공지능(AI)에 연간 10조 원을 투입하는 ‘AI 투자 시대’가 열렸지만, 정작 수익과 시장 지배력을 좌우하는 핵심 영역에서는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반도체와 인프라 중심의 투자 구조를 넘어 응용 서비스와 ‘피지컬 AI’ 생태계로의 전략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1일 ‘글로벌 AI 투자 전략과 우리나라의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보고서는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이미 인프라를 넘어 플랫폼과 서비스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기업의 AI 투자 규모는 약 2,523억 달러로 전년보다 44.5% 증가했다. 오는 2026년에는 AI 관련 시장 지출이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AI 패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민관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유도하고, 중국은 국가 주도의 펀드를 통해 반도체 자립과 AI 모델 개발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 역시 대규모 투자와 규제를 병행하며 자체 생태계 보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초대형 투자 확대 ▲AI 인프라의 전략 자산화 ▲효율 중심 기술 경쟁 ▲피지컬 AI 부상 ▲에너지 산업과의 결합이 핵심 흐름으로 꼽힌다.

 

한국 역시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뒤지지 않는다. 정부는 2026년 AI 예산을 10조 1,000억 원까지 늘렸고, 민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 70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특히 두 기업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투자 구조다. 보고서는 한국의 AI 투자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 계층’에 집중돼 있으며, 실제 부가가치가 높은 기반모델과 응용 서비스 분야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공공 부문 역시 비슷한 한계를 보인다. 정부 예산이 GPU 도입이나 데이터센터 구축 등 ‘투입 규모’ 중심으로 집행되면서 활용성과 효율성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여러 부처로 나뉜 예산 구조까지 겹치면서 중복 투자와 비효율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민간 생태계도 취약하다. 스타트업이 성장한 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엑시트 시장’이 미성숙하고, 글로벌 빅테크 의존도 역시 높은 상황이다. AI가 창출하는 수익이 일부 플랫폼 기업에 집중되는 반면, 데이터 제공자인 국민에 대한 보상 체계나 일자리 전환 대응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과거 스마트팩토리 보급 사업을 사례로 들며 “설비는 늘었지만 실제 활용률은 기대에 못 미쳤다”며 현재 AI 투자 역시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투자 중심축을 피지컬 AI와 응용 서비스 생태계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조업 기반이 강한 한국은 로봇·자율시스템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공공 자금의 역할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대형 공적 기금이 AI 벤처 투자에 적극 참여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AI 투자 확대에 따른 사회적 대응 체계 마련도 요구했다. AI로 발생하는 초과 이익에 대한 과세,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유희수 연구위원은 “AI 경쟁의 핵심은 투자 규모가 아니라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한국이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국을 넘어 AI 응용과 피지컬 AI 분야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려면 투자 전략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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