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건·사고 5년새 2.4배…재외국민 보호 ‘빨간불’상담 7.7배 늘었는데 예산은 제자리…대응 역량 한계
납치·사기 급증, 절도·분실 절반 육박 재외국민 보호체계, 수요 못따라가 사건구조 변화…인력·체계 보강 시급
[동아경제신문=최수빈 기자] 해외에서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우리 국민이 급증하면서 재외국민 보호 체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관련 상담과 피해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도서관은 15일 ‘데이터로 보는 재외국민 보호’를 주제로 'Data & Law' 최신호를 발간하고, 재외국민 사건·사고 현황과 보호 체계를 분석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재외공관에 접수된 사건·사고 인원은 2021년 1만1467명에서 2025년 2만6905명으로 2.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해자 수는 6498명에서 1만9359명으로 약 3배 늘었다.
유형별로는 절도·분실 피해가 가장 많았다. 2025년 기준 전체 피해의 47.8%를 차지하며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납치·감금은 4년 사이 20배 가까이 증가했고, 사기 등 범죄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가해(의심)자 역시 증가세다. 2021년 2326명에서 2025년 4076명으로 1.8배 늘었으며, 출입국 관련 범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납치·감금과 사기 범죄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장 대응 인력은 일부 늘었지만 증가 속도는 제한적이다. 재외공관 해외안전담당 영사는 2018년 39명에서 2026년 84명으로 확대됐고, 영사협력원과 경찰주재관도 각각 10% 안팎 늘었다. 그러나 외교부 해외안전상황실 인력은 5년째 제자리다.
상담 수요는 급증했다. 사건·사고 관련 상담은 2021년 5572건에서 2025년 4만2816건으로 7.7배 늘었다. 반면 재외국민 보호 예산은 2023년 정점을 찍은 뒤 다시 감소해 2026년 약 14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해외 체류 국민 증가에 비해 보호 체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재외국민 수는 2015년 2205만명에서 2025년 3198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국회도서관 측은 최근 캄보디아 납치·피살 사건 등 잇따른 해외 사건을 계기로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병조 법률정보실장은 “재외국민 보호와 신속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데이터에 기반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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